홀씨처럼 날아와
돋아난
검은 포자들
언제부터일까
희미하게 원을 그리며
도드라진 꽃
아침저녁으로 씻고
토닥이며 닦아보지만
살 속 깊이 뿌리를
내렸다
거울 앞에 앉아
세상이 줬던 시선을
막으려
분을 바르고 치장을
하지만
시간의 흔적을 품은
주름을
훈장처럼 달고
거울 속 그림자는
내가 아닌 나를 벗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