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경관 개선사업으로 확 달라진 만석·화수 해안산책로
‘공간’은 때론 흥했다가 반대로 사라지기도 한다. 옛 모습 그대로 명맥을 유지하기도 하고, 새로운 생명을 얻어 재탄생하기도 한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월미도’나 ‘송도’라는 공간을 들었을 때와, 반대로 오늘 소개할 ‘만석’과 ‘화수’라는 공간을 들으면 느낌이 사뭇 많이 다르다. 어떻게 보면 이미 ‘사라진 곳’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누군가에겐 ‘미지’의 세계인 것만 같은 곳들이다.
▲ 진입도로인 ‘보세로’ 에 채널 사인이 설치된 모습
‘만석부두’와 ‘화수부두’가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주변 해안가들은 꽤 오랫동안 일반인들의 접근이 단절된 곳이었기에 조금은 이해가 된다. 각 부두는 1950년~1970년대 인천을 대표하는 어항으로 공간의 ‘흥망성쇠’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곳들이었다. 한때는 흥성했으나, 매립 등으로 밀려나거나 큰 공장들에 가려지고, 급격한 도시개발과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 등으로 그렇게 쇠퇴해 갔다. 쭈꾸미 등 제철 생선과 해산물을 가득 싣고 부두로 돌아오던 만선, 그리고 멀리 김포나 서울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배가 들어오길 기다리던 곳이었지만 인천항과 북항의 개항으로 조금씩 잊혀 가기만 했다.
이런 만석부두와 화수부두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양친수 공간 만들기’를 바탕으로 1~2단계 조성공사를 거쳐 탄생한 ‘만석·화수해안산책로’로 2021년 다시금 생명을 얻었다. 총 5km를 최종적으로 연결하는 3단계 사업까지는 진행하지 못했지만 총 2.42km를 연장한 2단계 사업까지는 성공적으로 완수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밤이면 시원한 바닷바람을 벗 삼아 화려한 야간조명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지난 6월 동구에서 실시한 만석동 2-121일원(보세로)에 대한 야간경관 개선사업이 완료돼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산책로까지의 진입도로가 너무 어둡고 낙후돼 정작 해안산책로가 외면받곤 했다. 이번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통해 기존과 달라진 점을 답사하고 왔다.
▲ 물결모양의 배너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담장과 보도 등을 활용, 밝고 편안한 분위기 연출
만석·화수해안산책로 1단계와 2단계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완료됐던 2021년을 기억한다면, 이번 동구청의 진입도로 야간경관 개선사업의 효과가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해안산책로를 즐기는 데에 가장 중요했던 ‘야경’을 즐기러 가는 진입로 자체가 어둡고 이정표가 많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초행 객들에게는 나름의 진입장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현재는 화도진로에서 보세로로 이어지는 교차지점인 CU편의점 바로 맞은편에 커다란 ‘채널 사인’이 설치되어 야간이면 밝은 빛을 비추고, 그대로 서쪽으로 뻗어있는 보세로 약 850m 구간에는 물결 모양의 배너 조형물 29개와 배너 조명 58개, 바닥 유도 등 87개와 담장 조명이 44개 설치되는 등 다양한 조명연출을 통해 밝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진입도로 양쪽에 있는 기업들과 협의해 담장 조명등을 적극적으로 설치했다.
▲ 해안산책로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해 좋은 이정표가 되어 준다.
실제로 이번에 답사 중 진입도로를 도보로 걸으며 주말 저녁을 즐기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일부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밤에 종종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즐기고 있다는 한 시민은 “취약 시간대에는 남성들도 혼자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고 불안한 느낌의 도로였는데, 이번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완료하면서 지역에도 활기가 도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일몰 후, 만석·화수 해안산책로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가교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 중간중간 ‘고보조명’을 활용해 관광지에 대한 공지나 주의사항을 안내해 준다.
▲ 산책로 입구에 설치한 채널 사인은 시시각각 무지개색으로 변신하며 보는 즐거움을 준다.
낮에는 시원한 바다, 저녁에는 멋진 일몰, 밤에는 야경을
약 1년 만에 다시 찾은 만석·화수해안산책로의 야경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데크형태의 오르락 내리락하는 산책로뿐만 아니라, 2단계 사업으로 추가된 다양한 포토존과 전망대 공간에도 형형색색 밝은 빛이 빛나고 있었다. 산책로를 전세 낸 듯한 커플 한 쌍은 마치 세상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오랫동안 만석부두와 화수부두 일대의 바다 야경과 시원한 밤바람을 추억 속에 담아 갔다. 한때는 흥했고,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쇠퇴하였다가 다시 ‘생명’을 얻어 우리들 곁으로 돌아온 만석부두와 화수부두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 누구나 자유롭게 진입해 숨겨진 인천 ‘야경명소’를 누릴 수 있다.
▲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멋진 라이트업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 2단계 사업으로 다양한 포토존과 전망대 공간(해상전망 데크)까지 라이트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공적인 동구의 다양한 야간경관 개선사업
덧붙여, 요즘 동구가 시행하고 있는 지역 명소 관광화 사업 및 도시재생사업들이 탄력을 받아 계속하여 결실을 맺고 있다. 만석부두와 인접한 화수부두 또한 주변에 광범위한 ‘미디어아트’가 적용되어 작년부터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화초등학교 본관동(구교사) 야간 라이트업, 화도진공원에도 ‘미디어파사드’ 방식이 적용되는 등, 하나둘씩 인천을 대표하는 야경명소로 거듭나고 있어 한 번쯤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다.
▲ 화도진공원에 적용한 대형 미디어파사드(출처 : 인천시 공식 블로그)
▲ 영화초등학교 본관동(구교사)에 예쁜 조명이 점등돼 있다.(출처 : 인천시 공식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