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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돼지감자 꽃 2025-10-14 17: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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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8     추천:1

                         돼지감자 꽃


                                                                     장주섭

돼지감자 꽃들이  노랗게 피어 있어 내 어두웠던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참 매미 울음소리가 그쳐가고 고추잠자리들 날개를 펴는 계절이었습니다.
새벽이 가는 소리를 들으몆
시작되는 아침길에서였습니다.

어머니는 오래 당뇨를 앓으셨습니다.

돼지 감자 우린 물을 마시며 무릎 걸음을 끝으로

요양 병원 천장에 우글거리는 뱀들과 자주 자주 눈 마주치시며

누워서 생을 연명하시다 저를 두고 먼 나라로 떠나가셨습니다.

어머니 드리려 돼지감자 뿌리를 캐던
십 여 년 전 어느 해 가을,

관사 뒤 뜰에 뿌리 덩이가 땅 속 멀리 엉뚱한 자리까지 뻗어 있어 신기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아리랑 고갯길을 넘어가며 귀뚜라미 소리를 듣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옛 동국사,
어머니 뒤에 쫄랑쫄랑 따라붙어 절 밥 얻어먹으러 가던 고갯길 마루에는
제석효어린이 공원이 새로 조성돼 있었습니다.

걷기를 멈추고 벤치에 앉아 생각을 해보니 아무래도

저는 어머니에게 뚱딴지 같은 자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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