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가는 소리를 들으며 시작되는 아침길에서였습니다.
어머니는 오래 당뇨를 앓으셨습니다.
돼지 감자 우린 물을 마시며 무릎 걸음을 끝으로
요양 병원 천장에 우글거리는 뱀들과 자주 자주 눈 마주치시며
누워서 생을 연명하시다 저를 두고 먼 나라로 떠나가셨습니다.
어머니 드리려 돼지감자 뿌리를 캐던
십 여 년 전 어느 해 가을,
관사 뒤 뜰에 뿌리 덩이가 땅 속 멀리 엉뚱한 자리까지 뻗어 있어 신기했습니다.
[장주섭 시인]
1958년 광주 출생
1998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